뉴 노멀 시대의 청년 문화
이런 생활에 대한 적응이 어려운 세대가 있을 수 있고요. 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세대가 있을 수도 있는데요. 그래서 뉴 노멀의 시대에는 이 세대 간의 갈등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세대 논쟁이라는 거는 늘 있어왔지만 현재와 같은 뉴 노멀의 환경에서 세대 격차는 더욱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청년을 하나의 세대론으로 구분했던 최초의 시기는 2차 대전 이후의 일이었습니다. 이전 강의에서 그 50년대 로큰롤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던 청년 문화를 살펴보았듯이 청년들이 대중문화로 자신을 표현하던 것은 바로 2차 대전 이후부터였고요. 그 대중문화가 하나의 중요한 문화산업으로 자리 잡게 된 시기는 바로 60년대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60년대 청년 문화는 하나의 큰 전환점을 이루고 있었죠. 이 1960년대 청년 문화는 2차 대전 이후에 출생해서 고도 경제 성장을 경험한 청년 세대가 소비자본주의 대중문화 생산자의 첫 주체라는 점에서 기인한 현상입니다. 부모 세대의 가치관을 틀에 박힌 사고방식으로 간주했던 그 청년들은요. 기성의 가치관과 도덕 관습을 해체하고 자기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우선시하면서 그들만의 문화를 추구해 갔었죠. 존 F. 케네디와 말콤 X, 마틴 루터 킹 암살 사건과 베트남 전쟁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 등의 사회적 부조리들을 경험하면서 인간성의 회복과 자연으로의 회귀를 주창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주의를 형성해갔던 60년대의 히피들이 있었고요. 또 그런 그들의 탈사회적인 행동 양식은 이따금 부모 세대들을 경악케 했지만 그들의 가치관은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이질적인 문화를 창출해가면서 사회의 변혁과 삶의 혁신을 견인해가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중음악의 전설들의 급진적 성향
지금까지도 대중 음악사에 전설로 남아 있는 밥 딜런과 조안 바에즈의 포크 뮤직을 비롯해서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사이키델릭 그리고 짐 모리슨이나 지미 헨드릭스 제니스 조플린, 핑크 플로이드 등과 같은 록 음악은 6, 70년대 청년들의 폭발적인 저항 의식을 대변해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패션, 또 마리화나라든가 LSD 등의 약물 복용 등 청년 세대가 보여준 이런 급진적 성향들은 그들이 단순히 대중문화의 향유자로만 그친 것이 아니라 억압적인 국가와 사회 질서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면서 평화주의를 기치로 하여 기성의 보수 질서를 탈피하는 데 기여해 가기도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대중음악과 청년 문화의 관계와 흐름이 갖는 중요한 가치도 바로 여기에 있죠. 그런데 그렇게 자유분방하고 급진적이며 개인의 개성을 추구해 갔던 청년 문화가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정반대의 경향으로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2000년대부터의 청년문화
2000년대의 청년 세대는 극심한 자본주의 체제의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면서 자신들의 열패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또 스스로 사회적 생존 경쟁의 룰을 포기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1960년대 청년 문화의 특별함이 제공해 주었던 명맥이 이제 2000년대에 와서, 이런 2000년대의 청년 세대에 와서 완전히 끊겨버리게 된 거죠. 2000년대의 청년들은 생존 경쟁을 통한 신분적 상승과 물질적 부의 축적을 포기하는 대신에 적게 벌어서 적게 쓰면서 또 소박한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거나 힙합을 통해서 자수성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부모 세대 즉, 1960년대에 청년 시절을 보냈던 그 60년대 청년 세대 가치관을 철저히 부정해 버린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00년대의 청년 세대들을 일본에서는 사또리 세대, 한국에서는 N포 세대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오늘날 청년 문제는 높은 실업률과 장기적인 저성장 경제의 고착 그리고 경제적 불안정이 일상화된 시대가 갖고 있는 모순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것을 말해야 할 주체의 자리에 청년들이 존재하지 않는 그런 현상이야말로 바로 뉴 노멀 시대의 핵심적인 징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TV 드라마를 보더라도 이 시대의 청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청춘물들이 더 이상 낭만적 사랑과 이상을 이야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청춘 드라마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청년들은 뒤틀리고 왜곡된 인간관계에 고통을 겪거나 하루하루 버티며 근근이 살아가는 빈곤한 청춘의 자화상을 대변해 주고 있죠. 하지만 더 답답한 것은 이렇게 답이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이 수많은 청춘들에게 놓인 선택지란 결국 각자도생의 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풍경은 뉴 노멀 시대의 사회 풍경을 전면화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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