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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음악, 일본 음악, 힙합 문화, 뉴노멀 시대 음악 전망

힙합의 특성과 역사(힙합을 흑인음악이라 하는 이유)

힙합의 특성과 역사(힙합을 흑인음악이라 하는 이유)

힙합의 특성과 역사(힙합을 흑인음악이라 하는 이유)
힙합의 특성과 역사(힙합을 흑인음악이라 하는 이유)

힙합은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가장 핫한 대중음악 장르죠. 차트와 공연계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 바로 힙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요. 옛날부터 흑인 음악은 정치성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흑인음악은 정치성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재즈와 솔이 흑인을 대변하는 음악이었다면, 오늘날 흑인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음악은 바로 힙합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흑인은 '아프로 아메리칸'을 뜻하는데요. 아프로 아메리칸이라는 말은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을 말하죠. 즉, 아프리카 혈통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이라는 뜻입니다. 과거에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도시의 게토에 이르기까지 흑인 문화, 특히 흑인음악은 미국 흑인들에게 강력한 생존 수단을 제공했다고들 이야기되는데요.

흑인 음악의 특성

미국의 흑인 역사에서 흑인들을 흑인의 경험 속에서 가장 근원적으로 표현해 준 것이 바로 이 흑인의 음악입니다. 가령 소울 음악과 거기에 내포된 이데올로기는 60년대 미국 흑인들의 생존 전략이라든가 무기의 역할을 해주기도 했고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에 이르는 시기에는 랩이라든가 힙합이 그 역할을 대신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흑인들에게 음악은 단순히 음악을 넘어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는데요. 흑인 음악의 특성은 그런 흑인의 삶과 문화의 경계가 뚜렷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흑인의 음악적 양식을 지칭하는 랩 이라든가 또 흑인 특유의 춤인 브레이크 댄스 또 거리의 벽을 원색으로 뒤덮어 놓은 그라피티, 농구복이나 트레이닝복과 같은 의상들이 전부 힙합이라는 개념의 항상 붙어 다니는 것은 그만큼 흑인 문화의 특성과 또 일상의 삶이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힙합 문화의 출현은 미국의 사회적 경제적 변화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는데요. 랩이라든가 힙합은 뉴욕 사우스 브룽크스의 흑인과 히스패닉 게토에서 출발했다고들 이야기하죠. 브롱크스의 슬럼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조커에서도 보면요. 광대분장을 한 조커가 춤을 추면서 내려오던 그 유명한 계단도 바로 이 브롱크스 167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영화에서 매우 인상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이제 영화 팬들에게는 관광명소가 되어버리니 조커의 계단은 교통이 편리하고 상권이 발달해 있는 아랫동네랑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서 이사도 하지 못한 채 도시개발 과정에서 소외된 빈민가가 밀집되어있는 윗동네를 구분해 주는 상징적인 경계선이었거든요. 그래서 거리에서 광대 분장을 하고 광고판을 들고 있는 그 아서 플렉은 사실 소외되고 차별받는 브롱크스 도시의 약자로 묘사되어 있었죠.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 시절에 흑인사회의 슬럼화라는 것은요.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서 동부 전역으로 확대되어 갔는데요. 백인들은 주로 낮에 들어와서 일하고 나서 저녁에 퇴근하면 도시 근교의 부촌으로 흩어져 나갔고요. 대도시에는 흑인이라든가 유색인종들이 남으면서 이들의 주거지가 점점 슬럼화 되고 게토화 되어 갔습니다. 여기에서 게토라는 말은, 특히 힙합에서 게토라는 말은 자주 등장하는 어휘이죠. 게토라는 것은 원래 나치 독일에서 “유대인 강제 집단 거주지역”에서 유래한 말인데요. 사전적 의미로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방치된 소수인종이라든가 집단을 이루어 사는 도시의 빈민가를 뜻합니다. 그래서 흑인음악에서 게토라는 것은 노예 선조들의 이주 역사와 겹쳐지면서요. 흑인 청년들에게는 지옥 같은 삶의 공간이자 탈출하고 싶은 공간이라는 의미로 자주 사용됩니다. 제이지의 고향으로 알려진 브루클린의 공공주택단지의 마시 프로젝트도 바로 이 게토 중의 하나였는데요. 게토라는 것은 가난이 대물림되고 범죄와 불법 마약 거래가 자주 일어나는 곳으로써 청소년들은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없고, 청소년들한텐 그만큼 위험하고 비극적인 공간이었죠. 이런 게토의 환경에서 학교는 사실상 제 기능을 상실해버리고요. 또 경제 성장이 하락하면서 일자리를 잃어버린 가장들이 넘쳐났고 또 그런 사회적 무력감은 알코올과 마약 중독자들을 넘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게토의 길거리에는 갱스터라든가 마약상들이 가득했고요. 범죄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흑인 청년들은 게토에서 자신들의 대응 방식으로 문화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갔기 때문에 힙합에서 게토가 되게 되게 중요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런 풍토에서 흑인 청년들이 만들어낸 음악이 바로 랩, 힙합이었습니다.

힙합의 등장

그러니까 힙합은 다인종 다인종적 도시지역에 그렇게 뿌리를 내린 새로운 문화적 아이덴티티를 갖춘 음악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거리에 마약을 파는 청소년들이 줄을 잇고 있고 매일 방화가 연이어 일어난다거나 총기 싸움이 자주 발생하는 등 그렇게 치안이 불안했던 지역에 살고 있었던 이 청년들은 매일 목숨을 위협받는 이 게토에서의 삶이 비참하게 느껴졌죠. 노토리우스 B. I.G의 곡인 'Can I Get Witcha'라는 노래의 가사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게토의 또 다른 날이 밝았네. 바깥을 바라보는 순간 벌써 짜증이 나. 문밖을 나서면 늘 똑같은 광경뿐이지. 마약중독자, 코카인 중독자, 그리고 사건을 보도하는 기자들” 이 가사만 보더라도 이런 게토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래퍼들이 나중에 성공한 이후에 이 게토는 이 래퍼들의 가사에서 자긍심의 공간이자 유대의 공간으로 묘사됩니다. 과거 유년 시절의 고통과 비극이 만연했던 공간에서 성장해 왔던 자신이 음악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의미에서 비참했던 과거를 극복해냈다는 의미도 들어있고요. 또 과거에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냈던 그런 추억의 내용이 담겨있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즉 아프로 아메리칸들에게 게토는 잊을 수 없는 자신의 고향이자 또 고통과 비극을 견뎌내야만 했던 상처가 내재한 공간이기도 했고요. 또 나중에 사회적으로 성공해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런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런 흑인 청소년들이 게토를 벗어나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래퍼가 되거나 농구선수가 되는 길뿐이었습니다. 노토리우스 B. I. G의 또 다른 곡인 'Things Done Change'의 가사에는 또 이런 말도 있어요. “만약 내가 랩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난 마약을 팔고 있었겠지. 이 거리에서 살아남으려면 넌 마약을 팔거나 농구를 해야만 해. ” 랩이나 힙합은 이런 소수 흑인의 게토에서 탄생한 문화였지만 현재는 전 세계의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강력한 음악이자 힙한 장르가 되었죠. 오늘날에는 힙합이 인종과 장르를 구분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전 세계적인 주류 음악이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래퍼들은 슈퍼스타가 되어서 인생 역전을 이루었고 또 과거의 영화 스타라던가 팝스타처럼 부와 명예를 갖게 되기도 했고요. 또 그래서 많은 청년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주류의 청년들에게서 탄생한 음악이 오늘날 주류의 음악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그런 것을 생각해 보면서 오늘은 힙합의 역사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힙합의 역사

많은 래퍼들이 전용기를 타고 다니거나 고급 승용차를 자랑하고 엄청난 액수의 현찰을 들고 자랑하는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뮤직비디오에서도 고급 클럽에서 지폐 뭉치를 뿌린다든가 또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죠. 이렇게 랩 스타들은 많은 사람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자신들의 화려한 삶을 음악 안에서 팔기도 합니다. 이것은 힙합 문화에서 중요하게 간주되는 바로 셀프 메이드, 즉 형편없는 환경을 스스로 극복한 자수성가한 자신에 대한 스웨그인데요. 음악으로는 그 끔찍한 게토를 벗어나서 자수성가한 자신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힙합은 친자본주의적 성향을 지니고 있죠. 90년대에 너바나가 극단적으로 유명해지는 것을 싫어했고 슈퍼스타로서 자부심을 드러내는 일을 부끄러워하고 또 돈 버는 일에 염증을 드러냈던 사정과 비교해 본다면 이 래퍼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부분이죠. 사실 유명한 래퍼지만 영화배우도 겸하고 있는 루다크리스의 랩에는 또 이런 가사가 있어요. “부자에다 유명인으로 살아가는 인생, 보석을 사는 데 쓰고 여기서 로마까지 일주를 하지, 만약 너에게 돈이 없다면 그냥 싸구려 집에 처박혀있을 수밖에. ” 사실 보통 인디 뮤직은 인디펜던트 뮤직의 줄임말로 통하죠. 이때 인디펜던트라는 말은 자본에 대한 독립적인 제스처를 의미하는데요. 그만큼 인디 뮤지션들은 거대 자본을 거머쥐고 있는 기획사의 계획이나 미리 짜여 있는 기획을 통해서 자신의 음악을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표했습니다. 그에 비해 힙합은 매우 친자본 주의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가령 래퍼 도끼가 현금 뭉치를 들고 부채질을 한다거나 고급 승용차 수집 취미를 공개적으로 과시한다거나 또 금목걸이를 비롯한 이런 금붙이들을 몸에 주렁주렁 걸고 다니면서 자신이 얼마나 부자인가를 과시하는 행위들은 바로 이런 친자본 주의적 성향을 스웨그라고 여기는 것인 동시에 수없이 갖은 고생을 한 끝에 결국 성공을 이루어낸 자신에 대한 칭찬과 존경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그의 친구들은 자수성가에 성공한 친구들의 스웨그를 또 기꺼이 인정해 주고 존경해 주면서 경의를 표하기도 합니다. 보통 스웨그라고 하면 으스대거나 허세 가득한 잘난 척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힙합에서의 스웨그는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라든가 문법 같은 것이에요. 그래서 스웨그가 반드시 돈이나 금붙이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외적인 면모는 물론이고요 내적인 면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것도 스웨그예요. 래퍼들이 자주 밑바닥 인생이었던 자신이 부를 이루어냈고 그 재력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자부심을 드러내는 것, 즉 자수성가와 스웨그는 이렇게 해서 연결되는 것입니다. 최고의 스웨그는 바로 자수성가, 셀프 메이드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이루어낸 이 셀프 메이드를 말하는 것이야말로 그 무엇보다 진실함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성공한 힙합 뮤지션의 대표로 꼽히는 50 센트라든가 디디, 제이지, 뭐 이런 사람들은 힙합계의 제일가는 부자들이자 힙합계의 내로라하는 자수성가의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래퍼 50센트는 뉴욕의 게토에서 태어나서 길거리에서 마약을 팔며 전전하다가 총알을 9발이나 맞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나서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이루었고요. 제이지는 브루클린의 빈민가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지금은 NBA의 프로농구팀인 브루클린 네츠의 공동소유자가 되었습니다. 또 미국의 랩 스타 디디는 언제나 부유한 힙합 아티스트 명단의 상위에 늘 위치해 있죠. 이렇게 힙합에서의 스웨그는 그들의 셀프 메이드를 통해 성립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힙합 뮤직의 탄생과 자수성가, 셀프 메이드의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